SoSo한... 383

찬합숙훈련가(讚合宿訓鍊歌) - 부부 Duo들

제목을 뭘로 지을까 하다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가 갑자기 입에 맴돌았다. 고등학교 때 배운 신라 시대의 향가 제목이 아직도 머리 한 구석에 남아있을 줄이야! (아, 이놈의 주입식 교육...)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신라 화랑이었던 기파랑을 기리는 찬가이다. 그러니까 여기에 숟가락을 얹어 '합숙훈련'을 찬양해 보는 거다. 예전에 아내와 Duo로 연주할 기회가 가끔 있었다. 격려의 의미였겠지만 박수를 받을 때마다 '역시 합숙 훈련이 최고'라고 주변에 농을 던졌다. 전공이나 프로 연주자가 아닌 다음에야 아마추어들이 바쁜 일상에서 연습 시간을 내기는 쉽지 않다. 단 둘의 연습이라도 시간과 장소의 문제를 넘어야 하고 개인 연습이 충분해도 막상 무대에서 완벽하게 호흡을 맞춘다는 게 어디 그리 만만한 일인가. 그러..

브라질 혼의 울림 Villa-Lobos (재 Upload)

2000년 VHS 테입으로 녹화한 KBS TV의 을 2015년에 다섯 클립으로 나눠 올린 적이 있다.(https://jrodrigo.tistory.com/1209)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당시엔 블로그에 47분이나 되는 큰 파일이 올라가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영상 하나를 여러 조각으로 분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서 잊고 살았는데 최근 제주 기타 모임의 Sor님이 이 게시물을 보시고 모두 연결하여 올리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새삼 들여다보게 되었다. 화면을 일일이 캡처하여 영상을 하나로 합치려니 불현듯 몰려오는 귀차니즘... 혹시나 하며 창고로 쓰는 HDD를 열어보고 아직 지우지 않은 원본 영상을 발견했다. 또 할 뻔한 노가다를 면했다는 기쁨이 가시기 전에 통째로 YouTube에 올렸다. YouTu..

당선자 vs 당선인

이 논란은 가훈이 '정직'이라던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시작되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속담은 사람을 평할 때 남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했는데,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갑자기 '당선자' 대신 '당선인'을 써달라고 했을 때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 뒤 우리 현대사에 먹칠을 하는 일들이 생겼고, 이래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속담이 어쩌면 이렇게 딱 들어맞나 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억지로 변경된 한 글자로 최근 누군가 잘도 지껄인 '동료 시민'을 대하는 그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난 지금도 이를 통한 평가 기준을 바꿀 생각이 없다. 그게 2007년 2월의 일이었으니 단 한 글자가 16년 넘게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던 것이다. 사실 헌법에는 당..

SoSo한.../일상 2024.04.12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2024년 4월 7일 일요일 오후, 파리 샤를드골 공항 스타벅스에 앉아 이 글을 쓴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시청용으로 가져온 패드를 이렇게 사용할 줄은… ) 4월 8일(월) 오후에 서울에 도착하니까 이틀 후 제22대 총선에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3월 13일에 서울을 떠났으니 이번엔 27일 만에 집에 가는 거다. 가는 표만 사서 출국, 여기저기 떠돌다 마침 선거일 전의 비행기표를 구해서 다행이다. 어디 어디서 한 달 살기고 뭐고 집에 갈 생각에 오히려 설레고 있으니... 언제나 집이 쵝오! 일정이 맞은 덕분에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건 좋은 일이다. 하마터면 태어나서 한번도 거르지 않은 '한 표 행사'에 금이 갈 뻔했다. 오늘 아침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든 사진을 보니 더욱 동기부여가 된다. 19..

SoSo한.../일상 2024.04.08

# 소매치기 당한 썰

아직 쌀쌀한 3월 13일, 프랑스로 날아왔다. 파리에서 지내다 영국 런던을 거쳐 며칠 전에 들어온 프랑스 제3의 도시 Lyon. 말로만 듣던, 유럽에서 소매치기 당한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글을 남기기로 했다. (웬만해선 여행 중엔 글을 안 쓰려 했는데 빌어먹을 그 X들 땜시…) 외국 공항에 착륙하면 어김없이 폰에서 주르륵 뜨는 외교부의 안내 문자: ‘여행 시 소지품 도난, 마약 운반 및 소지, 야간 시간 도심 통행, 길거리 종교 집회 충돌…’ 치안이 너무나 좋은 나라의 국민에겐 크게 와닿지 않는 건조한 당부지만 소매치기 정도는 여러 인터넷 게시물이나 유튜브에서 조심하라고 하니 신경이 쓰이긴 했다. 지금까지 들어 본 주변의 외국 여행 경험담엔 온갖 경우가 다 있었다. 때로는 황당한 내용에 말하는 사람이..

(퍼온 기사) 명연주자도 예외 없는 무대공포증

“사형대에 오르는 기분”…명 연주자도 예외 없는 무대 공포증 눈앞 캄캄, 다리 후들후들, 뱃속 울렁울렁 치아 딱딱 부딪혀 수건으로 입 틀어막아 기자임석규 수정 2024-01-18 08:34 등록 2024-01-18 08:00 “무대로 나가는 게 마치 사형대 위로 오르는 것만 같았다.” 런던필하모닉 바이올린 주자 톰 아이스너의 ‘가디언’ 기고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했던 첫 무대에 대한 기억이다. 그는 “20년 넘게 연주했는데도 무능한 초보자가 된 기분이었고, 공황상태에 빠져 탈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무대 공포증은 프로, 아마추어 연주자를 가리지 않고 그들의 영혼을 잠식한다. 객석을 메운 청중, 눈부신 조명 아래 홀로 들어선 무대 위 연주자는 극한의 긴장에 빠져든다. 단..

# 이거슨... 아마도 (분명히?) 눈탱이!

'바가지'를 썼다느니 '사기'를 당했다느니 하는 점잖은 표현을 쓰면 어쩐지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 그래서 '눈탱이'라는 전문용어(!)를 쓰는 게 딱 좋을 것 같다. 이제는 교육 수준이건 문화의 역량이건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일은 찾아보기 힘든다. 선진국이라는 프랑스에서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스페인에서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리거나 이탈리아에서 여권을 도난당했다는 경험담을 들을 때면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라는 생각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서울의 붐비는 거리라 해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면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그리고 요즘처럼 소셜서비스가 발달된 마당에 외국인을 상대로 '눈탱이'를 치는 식당이 있다면 발각되는 순간 사회에서 매장될 각오를 해야 하지 않을까. 1. Venezia의 ..

알함브라 기타 앙상블 창단 20주년 기념 음악회

성남 아트센터까지 가는 길은... 허덕허덕! 하지만 긴 세월을 오로지 음악과 기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이들에게 가는 길이라 멀지 않은 듯했다. 언젠가 내가 무대에서 했던 곡, 나의 최애곡 등이 연주되는 동안 나 또한 겪었을 어려움과 즐거움 모두가 머릿속에서 같이 울려 퍼졌다. 올해 타레가 콩쿨 한국인 최초의 우승자인 기타리스트 조대연의 협연을 보는 것도 영광이었다. 이 모든 음악을 위해 고단한 일상에서도 연습하고 준비한 모든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서린 프로젝트: 라지 앙상블

음악과 기타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모두 갖추신 Opus 님의 며느님인 서린 님의 공연. 한국에서 처음 하는 연주회에 초대받는 행운을 얻었다. 재즈의 문외한이 보기엔 우리와는 달리 한참 고차원에서 내려온 인종임이 분명한, 탁월한 작곡가와 (그가 소개했듯 실로 '어메이징'한) 14인으로 이루어진 앙상블은 놀라움과 새로움, 그리고 궁극의 어울림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었다. (공연 내내 속으로 어휴~~ 우와~~를 연발했다.) 다른 얘기지만, 코끼리가 우는 소리를 영어로 Trumpet이라고 하는데 6명의 Brass가 소리를 뿜어내는 순간엔 정말로 그 표현이 맞는다는 생각도 했다. 재즈는커녕 기타 음악에 대해서도 부족한 일개 애호가가 세계 무대에서 빛나는 재즈 작곡가의 공연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건 무모한 일이다..

세나투스 기타앙상블 정기연주회

한국기타협회 (원로) 회원으로 이루어진 세나투스 기타 앙상블의 2023년 정기 연주회. 우리나라 클래식기타계의 '전설'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오랜 세월 음지에서 한국 기타계의 싹을 틔우고 길러 온 장본인들이다. 아마추어 애호가도 있지만 대부분 일선에서 후학을 기르는 데 일생을 바친 지도자들의 무대였다. 옆 나라 일본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한국 기타계를 이끌어 온 결실이 세계 무대에서도 빛나는 지금의 젊은 기타리스트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