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나의 연주

Sonata 1악장 by Castelnuovo-Tedesco

볕좋은마당 2008. 12. 7. 18:58

2005년 10월 어느날 집에서 연습 삼아 찍었던 6mm 테입을 이제야 열어 보았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어디엔가 처박혀 있던 것을 발굴(?)한 것이다. 이런저런 동영상 프로그램을 (골 아프게 여닫으면서) 인코딩을 했다. 정말이지 컴퓨터 작업 중에 절대 안 해야 할 것을 꼽으라면 바로 이런 동영상 편집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뭐 하나 순조롭게 되는 게 없으니... 

 

이 장면으로부터 꼭 20년 전인 1985년 10월, <전국대학생기타콩쿨>에 나가서 (어부지리로) 1등을 했던 적이 있었다. 나름 20주년이 되었는데, 내 스스로 뭔가 기념할 만한 일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한국기타협회 콩쿨>에 나가 보기로 마음 먹고 연습한 곡이다. 정신 없이 몰아치는 카주히토 야마시타의 연주를 주로 들어서 그 템포가 내 머리 속에 각인되어 버렸는지, 어려운 곡인데도 과속(!)을 하다보니 실전에서는 실수가 많아 목표로 한 성과엔 모자랐다. 그러나 이 일은 콩쿨 전 한 달 동안은 퇴근 후 아무리 피곤해도 한 시간이라도 연습을 해야 할 충분한 계기가 되긴 했다. 비록 1악장만이지만 덕분에 번듯한 소나타 한 곡을 외워 친 것만으로도 자족.

 

Italia의 Mario Castelnuovo-Tedesco가 작곡하여 Segovia에게 헌정한 <보케리니 찬가 (Omaggio a Boccherini)> 1악장(Allegro con spirito)이다. Castelnuovo-Tedesco가 이탈리아 사람이다보니 이탈리어어 제목이 되었다. 프랑스어로는 <Hommage a Boccherini>, 스페인어로는 <Homenaje a Boccherini>, 그리고 영어로는 <Homage to Boccherini>가 되겠다. (영화에서 '오마쥬'라고들 하는 게 바로 이 Hommage이다!)

 

2,3,4 악장도 매우 좋긴 한데 해 볼 엄두가 안 난다...ㅜ.ㅜ 다른 일반(?) 기타곡들과 어차피 같은 갯수의 현에 같은 음역을 사용하는데도 마치 오케스트라 곡을 듣는 듯한, 천변만화하는 다양함과 웅장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나중에 블로그에 올릴 줄 알았으면 더 좀 진득하고 진지하게 치는 건데... 허겁지겁 연습하는 장면만 보게 됐다.)
 

<Sonata op.77 'Omaggio a Boccherini' 1st mov> by Castelnuovo-Tedesco  (Recorded in October,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