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한.../일상

전투 발판

볕좋은마당 2016. 4. 27. 18:20

집 앞 공원의 낡은 나무바닥 일부를 교체하는 공사가 있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매일 지나다니면서 뜯어낸 방부목에 계속 눈독을 들이다가 2m가 넘는 두 개를 얻어왔다. 공사하는 사람들에게 허락 받은 것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들 보는 눈이 있어서 오밤중에 도둑질 하듯... 


간신히 차에 싣고 공방으로 수송. 떡~하니 세워 놓고 보니까 왠지 든든하다. ㅎ  

 

원래 생각에 발판 예닐곱 개쯤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잘라 놓고 보니, 에걔걔... 달랑 네 개 분량이다. 생긴 게 마치 탄창 같다는...

 

그래도 뭐, 네 개가 어디야... 하면서 뚝딱뚝딱 구멍 뚫고 나사를 박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빡센 나무였다. 드릴 날이 들어가면서 연기와 탄 냄새가 날 정도로 단단하고 밀도가 높다. 나사못도 힘들게 들어갔다. 두께며 색깔이 발판이 아닌 흉기로 보이게 한다. ㅋ  

 

드디어 위치로~! 가뜩이나 생김새가 살벌한데 아름다운 꽃들이 배경이라 대비가 더 된다.  

 

실제 쓰일 모습으로 시뮬레이션. 공원 산책로와 테라스 바닥을 덮은 자재로 만들었으니 자동으로 보호색이다. 

 

꽃나무 아래쪽으로 던져 넣으니 은폐가 확실히 되었다.(숨은 그림 찾기 ㅋㅋ) 관심있게 찾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하긴 눈에 띈들 일반인(?)들은 뭐에 쓰는 물건인지 알 턱이 없다.

 

눈 비를 맞아도 괜찮고, 막 굴려도 안 부서질테고, 게다가 누가 가져가지도 않을 '역대 최강' 발판들이다. 테라스 바닥 나무와 같은 재료니 자동으로 위장! 이리하여... 강도/모양/자재/위장 모든 면이 전투 환경에서의 최고봉을 이룩한 '전투 발판' 제작과 은폐가 끝났다.


이로써 앞으로 공원에 오는 모든 기타 애호가들은 무거운 발판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전설 따라 삼천리... ㅋㅋㅋ (아, 모든 기타 애호가가 아니고 나와 인연이 있는 기타 애호가라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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