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고 물건이고 노화는 필연이다.
냄비도 오래 쓰다 보니 손잡이가 헐거워져서 급기야 빙글빙글 돌아갔다. 조심하면 되겠지 하면서 라면을 끓여 들어올렸다가 냄비가 홀라당(!) 뒤집혀 바닥에 다 쏟아 버렸다. '에잇~! 버려야지'하며 재활용 통에 던졌다가... 모진 인연의 자락을 놓지 못하고 공방에 가서 부활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문제의 플라스틱 손잡이를 부수니까 속엔 이렇게 되어 있다.
적당한 크기의 각목 급구
긴 나사가 관통하도록 양쪽에서 구멍을 뚫어 가운데서 만나기까지엔... '신기'에 가까운 '노가다'가... ㅜ.ㅜ
알루미늄 구멍에 들어가도록 이 모양이 될 때까지 갈고 또 갈았다.
드디어 맞춤형 요철로 된 연결부분 완성
약간 테이퍼가 되도록 해야 꽉 물릴 수 있어서 요렇게 뒤쪽은 지름이 커졌다.
이젠 분노의 샌딩. 완전 둥글게 하기엔 먼 길이라 그냥 각진 부분만 부드럽게...
이 정도면 뭐 그냥저냥 모서리는 없앤 거다.
마눌의 취향 대로 와인색 스테인을 발랐다. 라면 냄비에 와인색이라... ㅋ
손잡이를 관통하는 나사를 꾸역꾸역 돌려 넣었다.
헛돌지 않도록 나사를 박을 위치에 천공
작고 귀엽지만 큰 역할을 할 나사 박아 넣기... 너만 믿는다. ㅋ
장인 정신을 발휘하기 위해 나사 대가리를 가리는 맞춤혐 목다보를 넣었다.
목다보 돌출 부분을 갈아내는 작업. DIY라는 게 사포질이 거의 다인 것 같은 느낌.,,
와인색 스테인으로 마지막 부분까지...
이젠 대미를 장식할 바니시 바르기... 아무리 작아도 들어갈 품은 다 든다.
라면냄비 일병 구하기 완료. 어쨌든 버리려던 냄비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도대체 손잡이 제작에 든 인건비가 냄비 값의 몇 배인가...
요건 부록: 냄비 손잡이 작업하는 짬짬이 자투리 나무를 이리저리 잘라 만든 기타 발판. 아래 공간을 수납용으로 할까 하다가 다 막는 게 미적으로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완벽하게 밀폐된 상자 모양의 발판. 이리저리 굴러다닐 이미지로 모든 모서리는 둥글둥글하게... 역시 사포질에서 시작해서 사포질로 끝났다.
'SoSo한...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후 준비... (0) | 2016.03.30 |
---|---|
미니 선반(Lathe) 만들기 (0) | 2016.03.28 |
실내 벤치 제작 (0) | 2016.03.01 |
체스트 두 개 제작 (0) | 2016.03.01 |
2015 전통연희페스티벌 (0) | 2015.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