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느날 밤. 처가 공원 산책을 갔다가 땅바닥에서 퍼덕이던 새 새끼를 데려 왔다. 공원 화장실 위의 유리벽에 부딪혀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문제는 그 곳이 길고양이 출몰지역이라 그대로 두면 분명 그 놈 밥이 될 터.
시골 출신이건 도시인이건 특별히 관심이 없으면 누구나 그렇듯, 나도 실상 주변의 야조 중에 알아 볼 수 있는 건 참새, 까치, 까마귀, 직박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 멧비둘기, 박새, 할미새, 방울새 정도나 될까... 그러니 얘가 누군지 모르는 건 당연.
나름 귀엽긴 하다. 그래도 이름은 알아야겠다.
그래서... 한국 최고의 조류학자인 이기섭선생님에게서 두어 달 전 선물받은 책(필드가이드)을 찾았다. '저자'에게 받은 책을 이렇게 바로 써 먹다니. 짜잔~
얘는 '칡때까치'란다. 그런데... 먹는 게 알곡이 아니다. 육식... ㅡ.ㅡ;; 이러면 좀 곤란하지. 집에 데려와 놓고 굶길 수는 없잖아. 인터넷에 찾아보니 얘는 곤충 뿐 아니라 장지뱀, 미꾸라지, 개구리, 쥐까지 잡아 먹는단다. 허걱~
어쨌든 고양이밥이 되기 직전에 구해오긴 했는데, 어찌할까 싶어 이기섭선생님과 문자를 주고받았다. 일단 고기를 먹이다가 기운차리면 돌려보내라는 말씀. 얼굴이 귀엽게 생겨서 혹시라도 정들면 집에서 키워볼까하는 마음도 생겼는데, 키우기 힘드니 풀어주는 게 좋다는 답이 왔다.
집 안에 야조를 가두고 키우는 건 역시나 현실성이 없다. 인간의 괜한 욕심일 뿐, 결국 먹여서 기운 좀 나면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아래는 녀석과 함께 한 4박 5일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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