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온 박원순 후보의 포스터. 딱딱한 폰트가 아닌 사람 냄새 나는 붓글씨로 '서울'을 써 넣었다.
누구라도 느끼겠지만 '서'는 서울 주변을 둘러싼 산을 표현한 듯하고, '울'은 마치 사람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한쪽 팔은 접어서 짧게 보이고 다른 한 팔은 길게 뻗은 채 발을 사뿐사뿐 딛고 도는 듯한 우리 민족의 춤사위가 아닌가. 두 글자에 서울의 이미지와 그 아래에서 춤추는 사람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이다.
또 세로로 쓴 두 글자의 무게 중심을 보면 우선 '서'자의 'ㅅ'을 좀더 굵은 획으로 하여 약간 왼쪽으로 무겁게 기울었다. 하지만 아래 '울'자의 'ㅜ'가 오른쪽으로 더 나감에 따라 첫 글자에서 왼쪽으로 치우친 중심이 두번 째 글자에서 자연스럽게 보정되었다.
물흐르듯 기분대로 쓰다가 자칫 기울어지기 쉬운 'ㄹ'은 맨 아래 부분이 정확히 수평을 유지한 절제를 구사함으로써 전체적인 안정성을 보장하는 부분으로 작용하였다. 그 자체로도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 듯한 형상이기도 하다.
아무리 뜯어 봐도 명작이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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