見素拘樸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본래의 마음 - 노자 도덕경
道法自然
도는 자연을 따른다
法자는 배운다로 해석 =따른다.
有狀混成,혼돈에서 이루진 것이 있으니,
先天地生.천지가 생기기 전이었다.
寂廖,獨立,不改,소리도 모양도 없으며, 스스로 고요하고 , 언제나 변함이 없으니 可以爲天下母.가히 천하의 근본이라 하겠다.
未知其名,그 이름을 모르니
字之曰道,그저 字를 道라고 하고.
吾强爲之名曰大.나는 억지로 그 이름을 ‘大’라고 짓는다.
大曰西,逝曰遠,遠曰反.大는 넓어서 이르지 않는 곳이 없고, 이르지 않는 곳이 없으니,
한없이 미치고, 한없이 미치니 제자리로 되돌아간다.
天大,地代,道大,王亦大. 하늘도 대요, 땅도 대요, 도도 대요, 또한 왕도 대이다.
國中有四大焉,나라 안에는 네가지 대가 있으며,
王居一焉.왕은 그 중의 하나이다.
人法地,地法天,사람은 땅의 순리에 따르며, 땅은 하늘의 순리에 따르며,
天法道,道法自然.하늘은 도의 순리에 따르고, 도는 자연의 순리에 따른다.
襲明
노자(老子) 27장(章) - 善行無轍迹
(原文)
善行無轍迹 善言無瑕迹 善數不用籌策 善閉無關鍵而不可開 善結無繩約而不可解. 是以聖人 常善救人 故無棄人 常善救物 故物棄物 是爲襲明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是謂要妙
토(吐) 달아 읽기
1) 善行(선행)은 無轍迹(무철적)하고 善言(선언)은 無瑕謫(무하적)하고 善數(선수)는 不用籌策(불용주책)하며
善閉(선폐)는 無關鍵(무관건)이나 而不可開(이불가개)하고 善結(선결)은 無繩約(무승약)이나 而不可解(이불가해)하느니라.
2) 是以(시이)로 聖人(성인)은 常善救人(상선구인)하여 故(고)로 無棄人(무기인)하고 常善救物(상선구물)하여 故(고)로 無棄物(무기물)하니, 是爲襲明(시위습명)이니라.
3) 故(고)로 善人者(선인자)는 不善人之師(불선인지사)요 不善人者(불선인자)는 善人之資(선인지자)이니 不貴其師(불귀기사)하고 不愛其資(불수기자)면 雖智(수지)라도 大迷(대미)러니 是謂要妙(시위요묘)하느니라.
轍=수레바퀴 자국 철, 轍迹=수레바퀴의 자취, 어떤 사물의 자취나 흔적.
瑕=티 하, 옥의 티 하, 허물 하, 흠 하. 瑕疵(하자).
謫=꾸짖을 적, 귀양 갈 적.
籌策=주책. 이해관계를 생각한 꾀(주책 망나니, 주책없다).
籌=산가지 주, 꾀 주, 꾀할 주.
策=꾀 책.
關鍵=관건. 문 빚장과 자물쇠, 사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
關=문 빗장관, 잠글 관, 관문 관, 관계할 관.
鍵=열쇠 건.
繩=노승, 새끼 승, 줄 승.
約=대략 약, 약속 약, 맹세 약, 얽맬 약, 구속할 약.
襲=엄습할 습, 물려받을 습, 껴입을 습, 벌 습(한번 두벌). 世襲(세습)
雖=비록 수.
1) 잘 다니는 이는 자취를(轍迹)남기지 않고,
잘 하는 말은 허물을(瑕跡)잡을 것이 없으며,
잘 헤아리는(計)것은 주산을(籌策) 쓰지 않고(주산이 필요 없고),
잘 잠그면(閉) 빗장을(關鍵) 쓰지 않는데도 열 수가 없으며,
잘 묶는(結) 것은 밧줄로 매지(繩約) 않았는데도 풀 수가 없다.
2) 그래서 지혜로운 이는 항상 남을 도와서 잘 구해주므로 버리는 사람이 없고, 늘 사물을 아끼므로 버리는 사물이 없나니, 이것을 일러서 밝음을 지녔다고 한다.
3) 그러므로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며 착하지 않은 사람 또한 착한 사람의 바탕(밑천, 자(資))이 되는 것이니, 그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그 바탕을 아끼지 않으면 비록 안다고 하더라도 크게 미혹한 것이 되는데 이것을 일러서 현묘함의 요점이라고 한다.
바퀴자국, 흠, 산가지(주산), 빗장, 노끈 이 다섯 가지는 모두 어떤 행위를 하는데 누가 어떻게 했다는 자취가 남는 것을 말한다. 어떤 흔적도 없다는 것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로 행한다는 것이니, 착한 일을 한 사람이 그 착한 일을 했다는 의식이 없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므로 무슨 보답이 있을 거라는 계산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도처에 무슨 동상이니 비석이니 하는 것들을 본다.
선언(善言)은 무철적(無轍迹)이라 누가 잘못을 해서 내가 그 잘못을 지적하여 고쳐졌으면 그것으로 끝이어야 하고 혹시라도 내가 지적한 말로 인해서 상처 밭지 않아야 한다. 내가 지적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거나 그 상대가 상처를 받게 되면 자취가 남게 되는 것이다.
선계(善計)는 불용주책(不用籌策)이라 잘 계산하는 것은 주책(籌策, 주판, 산가지=계산하는 기구(꾀))이 필요 없다. 계산이 훌륭하려면 거기에 이해관계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언제나 자기중심적으로 계산을 하게 마련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사는 사회라는 것이 공리(功利, 사람의 행복이나 유익을 가치의 우선으로 해서 인생의 목적으로 삼음)를 떠나서는 성립할 수 없다고 할 때 그것은 필연적으로 자연의 도리를 어길 수밖에 없다. 오늘날의 산업문명이 잘 보여주고 있다. 빗장이나 노끈 도한 마찬가지이다.
이래서 성인은 항상 사람을 귀하게 여겨 버리지 않고, 물건 또한 그렇게 하는데, 이것을 일컬어 밝음에 들었다고 하게 된다는 말이고. 그렇기 때문에 착한 자는 착하지 못한 자의 스승이 되고 착하지 못한 자 또한 착한 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니,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거나 도움 되는 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비록 안다고 하지만 크게 헷갈리게 되는데, 이를 일러 현묘함의 요점(要妙, 도(道))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착한 것만 좋은 줄 아는데 착하지 못한 것이 착한 것의 바탕이 된다는 것이 요점이다. 그래서 이것을 알지 못하면 비록 지혜가 있다고 하더라도 크게 미혹한 것이 된다. 이런 것이 오묘함이다.
이 장에서 불선인자(不善人者) 선인지자(善人之資)에 대한 해석에서, 착하지 않은 이가 착한 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못하는 것이 있으니 잘하는 것이 있게 되고, 또 잘못하는 자를 보고 잘하는 사람도 더 잘할 수 있다는 반면교사가 되니 잘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잘못하는 자는 잘하는 자가 도움을 주어서 잘 하도록 해야 한다는 해석이 일반적이고 틀리지는 않으나, 나는 세상만사에는 잘하는 것도 있고 잘못하는 것도 있어야 하고, 또 그것이 현실이어서 잘못한다는 것이 있으니 잘하는 것이 더 빛을 내게 되고 사람들이 잘하게 되는 데 도움(자산(資産))이 된다라고 해석을 했다. -한심당(閒心堂)
꽃밭에서
조선조 세종때 성균관 유생으로 있었던 최한경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 泮中日記라는 책에
어린 시절 사랑하던 이웃집 박소저를 그리며 지은 詩
坐中花園 꽃밭에 앉아서
膽彼夭葉 꽃잎을 보네
兮 兮 고운빛은
云何來矣 어디에서 왔을까
灼灼其花 아름다운 꽃이여
何彼 矣 그리도 농염한지
斯于吉日 이렇게 좋은날에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君子之來 그님이 오신다면
云何之樂 얼마나 좋을까
臥彼東山 동산에 누워
望其天 하늘을 보네
明兮靑兮 청명한 빛은
云何來矣 어디에서 왔을까
維靑盈昊 푸른하늘이여
何彼藍矣 풀어놓은 쪽빛이네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美人之歸 그님이 오신다면
云何之喜 얼마나 좋을까
상사(想思) - 김남조
언젠가 물어 보리
기쁘거나 슬프거나
성한 날 병든 날에
꿈에도 생시에도
영혼의 철사줄 윙윙 울리는
그대 생각,
천번 만번 이상하여라
다른이는 모르는
이 메아리
사시사철
내 한평생
골수(骨髓)에 전화오는
그대 음성,
언젠가 물어 보리
죽기 전에 단한번 물어 보리
그대 혹시
나와 같았는지를
'설원(說苑)'에 이르길 '花香千里行 人德萬年薰'이라 했다. 말 그대로 꽃향기는 천리를 간다지만 사람의 덕과 가치는 만년 동안 향기로운 법이다.
멸치
멸치는
어물전 마른 멸치는
바다로 가고 싶어
파닥파닥 뛰어오르다
허리가 굽었다
繩鋸木斷 水滴石穿 學道者 須加力索 水到渠成 瓜熟蒂落 得道者 一任天機
새끼줄도 톱 삼아 쓰면 나무를 자르고 물방울도 돌을 뚫으니 도를 배우는 사람은 더욱 힘써 구해야 한다. 물이 모이면 시내를 이루고 더욱 참외도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니 도를 얻으려는 사람은 모두 하늘의 섭리에 맡겨야 한다.
[출전] 주자(朱子)의《朱文公文集》〈勸學文〉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말.
이 말은 남송(南宋:1127∼1279)의 대유학자(大儒學者)로서 송나라의 이학(理學)을 대성한
주자(朱子:朱熹)의《주문공문집(朱文公文集)》〈권학문(勸學文)〉에 나오는 시의 첫 구절입니다.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다
[少年易老 學難成(소년이로 학난성)]
순간 순간의 세월을 헛되어 보내지 마라
[一寸光陰 不可輕(일촌광음 불가경)]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未覺池塘 春草夢(미각지당 춘초몽)]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이 가을을 알린다.
[階前梧葉 已秋聲(계전오엽 이추성)]
水流元入海 수류원입해 月落不離天 월락불리천
물은 흘러도 결국은 바다로 가고 달은 떨어져도 하늘을 여위지 않는다
海納百川有容乃大(해납백천유용내대)
壁立千仞無慾卽剛(벽립천인무욕즉강)
바다가 온갖 강물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용서가 있으면 크고
벽인 천 길 우뚝 선 것처럼 욕심이 없으면 굳세다.
海納百川
바다는 청탁을 가리지 않고, 모든 하천을 받아들인다.
BC 300년 경에, 중국은 일곱 개의 큰 나라가 패권을 다투던 전국(戰國)시대였지만, 능력 있는 인재들은 자유자재로 국경을 넘나들며, 요직을 차지했다. 이들을 가리켜 객경(客卿)이라고 했다.
그중 최강국이던 진(秦)의 귀족들은 객경들이 출신국의 이익을 위해, 진(秦)의 국익을 훼손하고 있다며, 객경 추방론을 폈다. 이에 맞선 이사(李斯)가 주장한 것이, 그 유명한 해납백천(海納百川)의 논리다. ‘태산은 작은 흙덩이도 거부하지 않아 커졌고, 강과 바다는 잔물결을 가리지 않아 깊어졌다’는 내용이다.
진(秦)왕 정(政)10년, 이웃의 한(韓)나라 출신으로 진나라에 벼슬하고 있던, 정국(鄭國)이라는 기술자가 진왕 정에게 관개수로를 만들기를 권했는데, 진왕 정(政)은 그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여, 진나라 경내를 관통하고 있던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에 대대적인 관개 공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훗날, 이 공사는 진나라의 국력을 소비시키려는 한나라의 모략임이었음이 밝혀졌다. 그러자 진나라의 왕족과 대신들은 전부터 타국인들이 중용되는 것에 불만이 많았던 터라, 이 사건을 계기로 그들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게 되었다. 진왕 정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지라, 급기야 진나라에서 봉록을 받고 있는 타국인들을 모두 추방해야 한다는 축객령(逐客令)을 반포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이사(李斯)도 당연히 추방의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그는 이 축객령에 반발하여, 진왕 정(政)에게 상소를 올렸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이사(李斯)의 명문, <간축객서(諫逐客書: 타국 출신 인사 축출에 대한 간언)>이다.
태산은 한 줌의 흙이라도 양보하지 않았기에, 그만큼 클 수 있었고, 바다는 작은 물줄기도 들어오는 것을 거절하지 않았기에 깊을 수 있으며, 임금은 한 사람의 백성이라도 물리치지 않아야, 그 덕을 밝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들어온 인재를 물리치고, 외객을 추방하려는 것은 원수에게 군사를 빌려주고, 도둑에게 식량을 공급해주면서, 진나라는 안으로는 인재 부족을 감수해야 하고, 밖으로는 각 나라의 원한을 사게 되는 것이니, 어떻게 나라가 편하기를 바라며, 천하의 패자가 되고자 하는 위업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중국천하를 통일한 진나라의 일등공신 이사는, 지방의 하급 관리에서 출발하여, 대제국의 승상까지 되었으나, 반역의 누명을 쓰고, 허리가 잘리는 요참형을 받아, 거리에서 처형당하고, 그 가족은 삼족이 멸해졌다.
"바다는 모든 물을 받아들이기에
그 너그러움으로 거대하고,
바위의 키는 천 길에 다다르나
욕심이 없기에 굳건하다."
이 중에서 '해납백천'의 원 출전을 살펴보니《통감절요》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통감절요》에는 위와 같은 구절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내용상 통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후대에 문장가들이 문장을 재구성해 위와 같은 문장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해납백천(海納百川)이란 말은 일반적으로 해석할 경우,
다른 사람의 잘못을 탓하지 않고 받아들이다보면 언젠가는 바다가 된다는 뜻으로 쓰이고, 최근 중국에서 자국의 국제화와 맞물려서 타국(인)을 배척하지 않는 자세를 강조할 때도 많이 쓰이곤 합니다.
박시제중(博施濟衆)
『논어』를 읽다보면 통쾌하면서 즐겁고 기쁘기도 하지만 두렵고 무서워지기도 합니다. 「옹야(雍也)」편에, “만약 백성들에게 널리 베풀고 뭇 백성들을 환란에서 구제할 수 있다면 어떤가요?”(如有博施於民 而能濟衆 何如)라고 제자 자공(子貢)이 물으면서 그렇게 하면 인(仁)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공자가 답합니다. “어떻게 인(仁)의 일만 되겠는가. 반드시 성(聖)이라 할 거다. 요순(堯舜)같은 성인 임금도 그 부분에서는 제대로 다하지 못할 약점으로 여겼느니라”(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 其猶病諸)라고 했습니다.
모든 백성들에게 온갖 시혜를 베풀고 그들이 당하는 온갖 재난이나 환란을 구제해주는 것, 그것이 요순정치의 이상이었고 공자의 위대한 꿈이었지만, 그 일은 참으로 지난한 일이어서 인(仁)의 수준도 넘는 성(聖)스러움에 이르는 일이어서 요순도 행여 그렇게 하지 못할까 늘 걱정하고 염려했다는 것이 공자의 풀이였습니다.
이런 대목에서 다산의 경전해석은 돋보이는 점이 많습니다. 이럴 때의 인이란 “인간을 향한 사랑”(嚮人之愛)이라고 풀이하고 성이란 “하늘에까지 사무치는 덕(德)”(達天之德)이라 풀이합니다. ‘인’의 경지도 어려운데 ‘성’의 경지까지를 실현하고픈 꿈과 이상이 요순에게나 공자에게는 있었으며, 다산 역시 그러한 이상을 실현하려는 욕구를 버리지 못하고 살았다고 여겨집니다.
인간을 향한 한없는 사랑으로, 하늘까지 사무치게 하는 성자(聖者)적 자격에 이르러야만 천하를 통치하는 위정자가 될 수 있다는 동양정치의 극치를 설명하는 대목이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이 되겠다고 호화찬란한 공약을 내걸고, 사랑의 화신에 성자의 지위에 오른 양 외치는 100여 명이 넘는다는 대통령 예비후보들은 『논어』의 그런 대목이나, 다산의 그런 부분의 해석을 한번쯤이라도 읽어보고 국민 앞에 선다면 어떨까요.
자기 자신의 수양에만 국한하여 인(仁)을 ‘마음의 덕’(心之德)이라던 중세를 넘어 대인적, 대사회적 사랑이라는 다산의 ‘인’의 해석도 새롭게 마음에 새겨둘 필요는 없을까요. ‘인’과 ‘성’에 이르는 그런 정치가가 그립기만 합니다.
운개만국동간월(雲開萬國同看月)
화발천가공득춘(花發千家共得春)
"온 세상에 구름 걷히니 달을 보는 것 같고
꽃이 모든 집에 피니 함께 봄을 얻었네"
本自天然 非造作 何勞向外 別求玄
但能一念 心無事 渴卽煎茶 困卽眠
본래 천연하여 조작이 아니거늘, 무엇을 밖으로 깊은 뜻을 구하려나?
다만 마음에 한가지로 일 없으니, 목마르면 차달이고 곤하면 잠을 자노라
본래 천연으로서 지어진 것이 아니거니 어찌 수고로이 밖을 향해 따로 이치구하랴. 다만 한 생각으로 마음에 일 없으면 목 마르면 차 달이고 피곤하면 잠을 자리.
涉世淺,點染亦淺.歷事深,機械亦深.
섭세천,점염역천.역사심,기계역심.
故君子 與其達練,不若朴魯.與其曲謹,不若疎狂.
고군자 여기달련,불약박로.여기곡근,불약소광.
세상일에 경험이 깊지 않을 수록 그 만큼 때묻지 않을 것이고,
세상일에 경험이 깊을 수록 남을 속이는 재주 또한 깊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능란하기보다는 차라리 소박한 것이 낫고
치밀하기보다는 오히려 소탈한 편이 낫다.
<解義> 속세의 물경에 그다지 시달리지 않은 사람은, 세상의 악풍에 그리 물들지 않아, 아직 순진하지만, 세상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어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은 아무래도 계략이 많다. 그러므로 도를 행하려는 군자로서는 닳고 닳아 만사에 숙련통달하기보다는 어딘가 질박하고 우직한 점이 있는 것이 좋고, 또 모든 일에 너무 딱딱하고는 근직한 것보다는, 세상에 어두워 다소 상식이 벗어나는 편이 좋다.
사랑은 오묘한 것, 줄수록 풍요해지고 나눌수록 쌓이며 멀수록 가까워지고 잊으려할수록 또렷해지며 아무리 받아도 항상 비어있다.
[시] 그대는 좋은 사람입니다 - 한혜원
그대는 좋은 사람입니다.
부드러운 커피 향내가
저 낮은 곳 까지 닿아
나의 빈 곳을 채우는
그대는 좋은 사람입니다.
까만 하늘 수놓은 별보다
찬 아침 내 발끝에 와 닿는 눈꽃만큼 빛나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그대의 길에
붉게 변한 느티나무 낙엽을 고이 뿌리고
나를 불러 동행 하자하시니
그대는 어머니 손길만큼
좋은 사람입니다.
그대는 좋은 사람
- 詩 안국훈 -
외롭다고 말해도
흉이 되지 않고
보고 싶다고 말해도
부담이 되지 않고
바다처럼 웃는 사람
그대가 좋습니다
만나면 가슴 설레고
헤어지면 자꾸 그립고
바라만 보아도 기쁘고
생각만으로도 행복하여
가슴속에 품고 사는 사람
그대는 좋은 사람입니다
1. 사랑법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2. Beethoven의 Love Letter
Be calm, only by a clam consideration of our existence can we achieve our purpose to live together - Be calm - love me - today - yesterday - what tearful longings for you - you - you - my life - my all - farewell. Oh continue to love me - never misjudge the most faithful heart of your beloved.
ever thine
ever mine
ever ours
3.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말하면서 나는 알지
4.
감기에 걸리면
어지럽고 콧물이 나와 무척 귀찮지만
누군가가 아주 먼 곳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은 오히려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감기와 사랑이 같은 건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가슴 저리게 다가오는 거다..
<파페포포 투게더 中>
5. 나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줄 것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을 향한 나의 간절한 사랑입니다.
당신을 향한 이 사랑 하나로
나는 모든 것을 가진
부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 칼릴 지브란의 <마음 깊은 곳에>중에서 -
사랑하는 이가
곁에 없으면
세상은 어딜 가도
무. 인. 도.
+ 돌쩌귀 사랑
울고불고 치사한 이승의 사랑일랑 그만 끝을 내고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 한 몸의 돌쩌귀로 환생하자
그대는 문설주의 암짝이 되고 나는 문짝의 수짝이 되어
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우리 뜨겁게 쇠살 부비자
어디 쇠가 녹으랴만 그 쇠 녹을 때까지
우리 돌쩌귀 같은 사랑 한 번 해보자
(정일근·시인, 1958-)
+ 화살처럼
명중하리라
관중(貫中)하리라, 마음먹고
시위를 떠난다
비명 소리 홀로 남겨 놓은 채
떠나온 길
오늘도 길을 따라 날아간다
내 막무가내 사랑
(이기윤·시인, 1936-)
+ 꽃비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그대여
마음에 그 사랑을 들이기 위해
낡고 정든 것은
하나 둘 내치시기를
사랑은 잃어가는 것이다
보라,
꽃잎도 버릴 때에
눈이 부시다
(홍수희·사랑)
+ 목숨의 노래
너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다
그래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 싶었다
(문정희·시인, 1947-)
+ 식물성 사랑
나무는
가까이 서 있는 두 나무는
서로에게 팔을 뻗어도
껴안지는 않습니다.
닿을 듯 가까이
알맞은 거리에 서서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를 기뻐할 뿐
팔을 뻗어 힘껏 잡지는 않습니다.
서로에게 귀를 기울여
땅에 그림자 나란히 드리우고
하늘 아래 걸어갑니다.
그대 가슴으로 팔을 깊이 뻗는다는 것은
그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
그대를 두 팔로 껴안는다는 것은
그대를 품속에 두고 태양빛을 가리는 일.
땅 속으로 깊고 은밀히
영혼의 뿌리를 얽고
강물처럼 속삭이며 흘러 별까지
서로를 마음으로만 가지는 나무
서로를 눈으로만 가지는 두 나무
(이성선·시인, 1941-2001)
+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가슴을 저미며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눈물 없이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벌판을 지나
벌판 가득한 눈발 속 더 지나
가슴을 후벼파며 내게 오는 그대여
등에 기대어
흐느끼며 울고 싶은 그대여
눈보라 진눈깨비와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쏟아지는 빗발과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견딜 수 없을 만치 고통스럽던 시간을 지나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도종환·시인, 1954-)
+ 사랑에 대한 반가사유
우리가 이 세상에 와서 일용할 양식 얻고
제게 알맞은 여자 얻어 집을 이루었다
하루 세 끼 숟가락질로 몸 건사하고
풀씨 같은 말품 팔아 볕드는 本家 얻었다
세상의 저녁으로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아름다워
세상 가운데로 편지 쓰고
노을의 마음으로 노래 띄운다
누가 너더러 고관대작 못되었다고 탓하더냐
사람과 사람 사이를 세간이라 부르며
잠시 빌린 집 한 채로 주소를 얹었다
이 세상 처음인 듯
지나는 마을마다 채송화 같은 이름 부르고
풀씨 같은 아이 하나 얻어 본적에 실었다
우리 사는 뒤뜰에 달빛이 깔린다
나는 눈매 고운 너랑
한생을 살고 싶었다
발이 쬐끄매 더 이쁜 너랑 소꿉살림 차려놓고
이 땅이 내 무덤이 될 때까지
너랑만 살고 싶었다
(이기철·시인, 1943-)
+ 너에게는 나의 사랑이 필요하다
너는 내가 생각해주는 만큼
아름다워지는 거야
나의 그리움이 너를 만들지.
눈, 코, 입, 너의 마음까지도
어느 날 너는 내 안에 들어와
나와 함께 숨쉬기 시작했다.
내 안에서 자라기 시작했다.
너는 한 그루 작은 나무
나의 그리움으로 자라는
푸른 식물
내가 가꾸는 만큼 아름다워지고,
내가 꿈꾸는 만큼 눈부셔가는
아름다운 너는
나의 한 그루 기쁨의 나무
내 몸 안의 새살
네 앞에 서면 내 가진 것 다 주고 싶다.
다 주고도 기쁠 수 있다.
내가 생각해주는 만큼 아름다워지는
너는 나의 반쪽,
외로운 너에게는 나의 사랑이 필요하다
(윤수천·시인, 1942-)
+ 사랑이라는 것
소 두 마리가
풀밭에 마주 서서
서로의 등을 핥아 주고 있습니다
긴 혀를 내밀어
이마와 얼굴과 목과 등을
말끔히 닦아 주고 구석구석 핥아 줍니다
두 녀석은
친구 사이인지
어미와 자식간인지
아니면 사랑에 빠진 암수 놈인지
얼른 분간이 되질 않습니다
하지만 두 녀석은
서로 핥아 주고 몸 부비는 동안
외롭지 않습니다
그 어떤 힘들고 고달픈 일 있어도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이 광막한 대 초원에
오직 그들 두 마리뿐이라 해도
세상은 가득할 것입니다
(이동순·시인, 1950-)
+ 사랑하는 사람
어쩌다가
땅 위에 태어나서
기껏해야 한 칠십년
결국은 울다가 웃다가 가네.
이 기간 동안에
내가 만난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점지해 준
빛나고 선택받은 인연을
물방울 어리는 거미줄로 이승에 그어 놓고
그것을 지울 수 없는 낙인으로 보태며
나는 꺼져갈까 하네
(박재삼·시인, 1933-1997)
+ 사랑하는 사람들만 무정한 세월을 이긴다
사랑하는 사람들만
무정한 세월을 이긴다
때로는 나란히 선 키 큰 나무가 되어
때로는 바위 그늘의 들꽃이 되어
또 다시 겨울이 와서
큰 산과 들이 비워진다 해도
여윈 얼굴 마주보며
빛나게 웃어라
두 그루 키 큰 나무의
하늘 쪽 끝머리마다
벌써 포근한 봄빛을 내려앉고
바위 그늘 속 어깨 기댄 들꽃의
땅 깊은 무릎 아래에
벌써 따뜻한 물은 흘러라
또 다시 겨울이 와서
세월이 무정타고 말하여져도
사랑하는 사람들만 벌써 봄 향기 속에 있으니
여윈 얼굴로도 바라보며
빛나게 웃어라
(나태주·시인, 1945-)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데다가
의자 몇 개 내 놓는 거여
귀천(歸天) -천상병(千祥炳)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