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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DIY - 서랍장

볕좋은마당 2015. 9. 23. 08:07

 

통상적(?)인 서랍장을 구입할 생각도 했지만...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화학물질 냄새에 민감한 아내의 사정도 있고 하여 서랍장 제작을 결정.

 

방학을 맞아 게임과 한 몸이 된 아들놈을 방에서 끌어내어 육체노동을 시켰다.

 

그래도 다 큰 대학생이라고 한 사람 몫을 톡톡히 했다.

 

이런 일도 자꾸 해보면 능숙해진다.

 

서랍 바닥판이 내려앉지 않도록 ㄷ자 타커를 박아 넣는다. 슬슬 가구공단 외국인 노동자 삘이 나기 시작...

 

서랍을 다 만들 즈음엔 이미 숙련공으로 거듭났다. ㅋ

 

서랍통이 크다보니 몇 개를 쌓아놓으면 실내가 꽉 찼다. 나름 다 컸다고 아들 놈의 수고가 한 몫을 했다.

 

서랍통에 숫레일 박기

 

서랍장에서 제일 어려운 것을 꼽으라면 레일 위치를 정확히 잡는 것. 매번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번엔 겉 프레임에 암레일 박기

 

틀과의 사이를 정확히 하기 위해 같은 치수의 나무 막대를 Reference로 넣어 간격을 고정한다.

 

좁은 공간에서의 레일 작업은 자세가 안나와서 제일 힘든다. 다음날 삭신이 쑤시는 원인이다. ㅜ.ㅜ

 

두둥~ 슬슬 위용을 드러내는 순간

 

한 통 때는 몰랐는데 두 통만 이어 놓아도 크기에 압도된다. 앞판을 붙이는 (별로 매끄럽지 않은) 공정이 기다리고 있다. 

 

아래 틀과 간격을 맞추기 위해 플라스틱 판을 끼워 넣은채 앞판을 임시로 고정한다. 원시적인 도구 사용. ㅋ 

 

아래 틀과의 간격은 플라스틱 판, 옆 틀과의 간격은 아이스크림 막대기로... 첨단시대의 원시적인 모습... ㅋ

 

몸을 굽히거나 쭈그리고 앉아 하는 일이 많으니 억수로 피곤하다. ㅜ.ㅜ

 

설계도를 볼 때보다 막상 만들어놓고 보니 생각보다 더 큼직한 서랍장이 되었다.

 

 

세 통을 맞대고 안에서 긴 나사를 박아넣어 접합 완료. 견고함에 대한 옛날 어머니의 표현으로는 "육지같다".

 

이미 해 본 일이라 한 통짜리 서랍장 제작은 이제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아이 방에 넣을 서랍장 설계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쳐 탄생한 좀 작은 서랍장

 

다 큰 대학생 녀석이 쓸 건데도 아이는 아이라고 가운데 칸은 병아리 색으로... ㅋㅋ

 

* 서랍장 제작 후의 단상:

 

- 세상의 어떤 일이든지 마땅한 가격과 대가가 있기 마련. 평소 서랍장이 비싸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렇게 비싼 이유가 뭔지 온몸으로 전해지는 깨달음이 있었다. ㅋ

 

- 이런 말이 있다.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바꾸고 싶다: "누구나 서랍장을 만들 수 있다면 나는 결코 서랍장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 정말 까다롭고 힘든 작업이었다~ 이거지 뭐.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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