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남의 연주(유튜브)

이성준 plays 1st Mov. from Grand Sonata by N. Paganini

볕좋은마당 2014. 8. 19. 08:12

 

나의 선생님인 김용대선생님의 제자이자, 또 그의 제자인 장승호선생님의 제자이기도 한... 헥헥~ ㅋㅋ
우리 김용대 도장(!)이 배출하여 한국 기타계의 위상을 전세계에 드높였던 이성준.
 
일찌기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에게서 피아노를 배웠고, 어려서부터 기타를 시작하였다. 서울예고, 서울대학교 기타 전공을 거쳐 세계 3대 기타콩쿨 중 하나인 스페인의 '타레가 콩쿨'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Finalist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후 Julian Bream이 수학하기도 한 영국의 '왕립음악원'에 유학하고 돌아왔다. 현재 목원대 교수로, 우리나라에서 날리는 뮤지컬 음악감독이 되어 잇따라 대히트하는 뮤지컬을 만들고 있다.
 
그의 고3~재수~대학시절을 함께 하며 자주 만나 밥이며 술이며 잘 먹고 잘 놀았다. 그러다보니 그의 첫 음반 자켓 사진으로 내 악기를 사용했고, 속지에 넣기 위해 우리집 거실에서 생쑈를 하며 사진을 찍는 등 재미있는 추억이 있다. 덕분에 분당의 어느 성당에서 음반 녹음하는 장면을 생으로 보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다. 어느 음반에선 내가 만들어 준 악보로 연주/녹음하고 속지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주기도 했으니 허접 아마추어인 나로서는 잊지 못할 영광이자 호사였다. 
 
내 차로 악기며 사람이며 태우고 다닐 때라 스페인 콩쿨로 떠나기 전의 리허설과 첫 독주회를 비롯한 많은 연주 장면을 6mm 캠코더에 담아두었다. (아직 동영상으로 뜨지 않고 모두 테이프로 보관 중) 영국에서 귀국 후 기타리스트로 쭈욱~ 나갔다면 모를까, 이미 다른 길로 떠나 그 분야에서 맹활약 중이므로 그의 연주 동영상을 어디 올려서 '홍보'해주기도 뭣하게 되었다. 그리고 본인의 허락 없이 아무데나 동영상을 올릴 생각이 없었는데, 다행히 유튜브에는 남이 올린 동영상이 있어 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화면의 배경으로 보아 촬영 장소는 '알마기타'의 김희홍씨 집의 거실이다. (나도 여기 갔다가 하마터면 꼬임에 빠져 뭔가를 찍을 뻔... 어휴~ 그랬다면 유튜브로 만방에... ㅋ) 내 기억으로는 타레가 콩쿨을 준비하며 연습한 것으로 보인다.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프로의 위엄이란 이런 것!  

 

 
혹시나 해서 검색을 좀 해보니 이런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따스한 봄햇살이 불어오는 요즘이면 아름다운 음악 소리에 잠시 눈을 감아도 좋을 것이다. 가슴에 품고 현을 튕기며 즐기는 기타의 소리야말로 따스한 봄햇살과 닮지 않았을까? 기타는 우리 주위에서 항상 친구처럼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악기이다.

뮤직조선은 꽃소식과 함께 자신의 데뷔앨범 "기타와 친구들(Guitar & Friends)"을 발표한 이성준씨를 만났다. 이성준씨는 지난 2001년 8월 스페인 베니카심(Benicasim)에서 개최된 제 35회 타레가 국제 기타 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결선에 올라 국내 기타계를 떠들석하게 했던 장본인으로 이미 국내 유수의 콩쿨 입상뿐 아니라 독일의 레냐니(Legnani)콩쿨, 미국의 퀸스 칼리지(Queens College)콩쿨에서 1등을 차지한 바 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이성준씨와 함께 새 음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기타와 친구들"의 수록곡을 보니 크로스 오버 계열의 작품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첫 앨범인 만큼 대중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서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정통 클래식보다는 영화음악과 소품위주로 앨범을 꾸몄습니다.

▷ 非클래식 음악에도 관심이 많은지요?

- 클래식이냐 대중음악이냐를 떠나서 아름다운 음악을 좋아합니다.

▷ 이번 앨범의 구성을 보면 독주보다는 다른 악기와의 협연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오케스트라 편성에서 제외되었다는 것만으로 기타를 다른 악기와 어울리기 힘든 - 배타적인 악기로 많이들 오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타만큼 다른 악기와의 협연을 멋지게 이끌 수 있는 악기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트링 오케스트라, 플룻, 첼로, 피아노, 그리고 기타까지 - 다양한 악기들과 협연함으로써 기타와 다른악기와의 조화로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 이리 이르말의 기타 독주곡인 "바덴째즈"는 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하고 녹음하는 곡이지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 이 곡은 특이하게도 보사노바 기타리스트인 바덴 포웰에게 헌정된 곡입니다. 기타독주만으로도 보사노바 리듬이 인상적인 곡이지만 오케스트라와 협연함으로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 "탱고 앤 스까이"도 주로 독주로 연주하는 곡이 아닌가요?

- 프랑스의 기타 연주자겸 작곡가인 롤랑 뒤앙의 작품인 "탱고 앤 스까이"는 본래 기타 독주로 작곡되었지만 작곡가 자신이 현악 4중주를 포함하는 버전을 후에 발표했습니다. 현악과 함께하는 녹음은 작곡가 자신의 음반과 무라지 카오리의 음반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클래식 기타에 문외한이거나, 클래식 음악자체를 잘 모르는 사람도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 마이클 니만의 "The Heart Asks Pleasure First"는 본래 영화 "피아노"의 주제곡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기타로 연주되니 원곡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 제 음반에 실린 녹음은 기타리스트 고의석씨와의 이중주로 연주한 것입니다. 제가 직접 기타 이중주로 편곡을 했는데 원곡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연주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음반에서 이 곡이 가장 강렬하고 좋았다는 평을 해주셨습니다.

▷ 피아노와 기타는 음량의 차이로 협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피아노와의 협연곡이 보이는데?

- 고전시대의 작곡가들이 기타와 피아노 포르테(오늘날의 피아노보다는 음량이 작은 고악기)와의 이중주곡을 다수 작곡했습니다만 오늘날에는 잘 연주되지 않습니다. 이번에 연주한 "Hispanic Dance"는 재즈 피아니스트인 끌로드 볼링이 작곡한 곡으로, 작곡가 자신이 기타리스트 라고야와 함께 녹음해서 널리 사랑받았습니다. 그 이후 음반으로는 처음 나오는 셈이네요.

▷ 녹음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나요?

- 일반 녹음 스튜디오가 아닌 분당의 성당에서 녹음을 했습니다. 녹음은 4일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DSD(Direct Stream Digital) 녹음방식이라 음반을 들을 때 마치 공연장에서 듣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첫 음반작업인데 아쉬웠던 점은 없었는지요?

- 어느 무대에서든 내려오고 나면 아쉬움이 남기 마련입니다. 이번 녹음에서도 그런 아쉬움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연주를 했고 모든 분들이 애써 주셨습니다. 음반을 기획한 기획사 분들부터, 엔지니어, 같이 연주해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무대에 서서 연주하는 것과 녹음작업을 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 저에게 라이브와 녹음은 그리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주를 할 때면 완전히 몰입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라이브 무대가 더 좋습니다. 사실 저는 혼자 연습할 때도 실제 무대에 올랐다고 생각하고 가상의 청중들에게 인사까지 하거든요.

▷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요?

- 2001년 서울대 오케스트라와 로드리고의 아랑훼스 협주곡을 협연할 때 입니다. 그때는 제가 대학 1학년 때였는데 운이 좋아서 협연자로 발탁이 되었습니다. 아랑훼스 협주곡은 가장 대중적인 기타 협주곡이긴 하지만 연주하기가 까다롭고 표현에 있어서도 어려운 곡입니다. 기타리스트라면 한번쯤은 무대에 올리고 싶은 곡인데 제게 기회가 빨리 찾아온 것이죠. 연습도 많이 했고, 그만큼 제가 느끼는 성취도 컸던 무대였습니다.

▷ 무대에 서는 것이 두렵거나 떨린적은 없었는지요?

- 주위에서 저를 보고 무대체질이란 얘기를 합니다. 무대에 서는 것이 두려운 적은 없습니다. 무대에 설 때면 새로운 청중들을 만나는 기대감이 더 앞섭니다.

▷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는 누구입니까?

- 기타 연주자 중에서는 페페 로메로를 가장 좋아합니다. 페페 로메로는 기교적으로도 완벽하지만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쳐 보이는데 있어 자신감과 즐거움이 넘쳐 나기 때문입니다. 다른 악기의 연주자 중에서는 바이올린의 장영주씨를 좋아합니다. 기회가 닿으면 장영주씨와 이중주도 해보고 싶습니다.

▷ 기타 연주자 중에서 같이 연주해 보고 싶은 연주자는 없나요?

- 일본의 여류 기타리스트인 무라지 카오리와 같이 연주해 보고 싶습니다. 몇 해 전 무라지 카오리가 내한 공연을 하였을때 그녀의 힘있고 강렬한 연주에 감명받았습니다.

▷ 앞으로 연주해보고 싶은 곡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 카스텔 누우보 테데스코의 "기타 협주곡"을 협연해보고 싶습니다. 이탈리아의 작곡가인 테데스코는 세고비아에게 의뢰를 받고 이 곡을 작곡하여 헌정했다고 합니다. 2악장의 아름다운 선율과 1, 3악장의 리드미컬한 전개가 훌륭한 곡인데도 잘 연주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타 협주곡중에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은데도 로드리고의 아랑훼스나 쥴리아니의 1번 협주곡을 제외하고는 잘 연주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음반 발매에 맞춰 공연 계획은 없는지요?

- 현재 대학가 공연에 초청을 받아 연주하고 있고, 5월에는 대학 순회 공연을 기획중에 있습니다. 기타 독주보다는 이번 앨범의 컨셉처럼 다른 악기와의 협연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기타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 베토벤은 기타를 가리켜 "그 자체가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기타는 표현이 다양한 악기입니다. 같은 완전악기인 피아노에 비하면 기타는 화성처리와 연주상의 운지에 제한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기타만의 아름다운 소리, 손끝의 떨림까지 그대로 전해주는 그 아름다운 소리에 눈을 뜨면 모두들 기타의 마력에 푹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뮤직조선]

2003/03/28-16:58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