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클래식기타 애호가 모임>에서 본 재미있는 글을 퍼옴.
(일부 맞춤범과 띄어쓰기 등 수정함)
심심해서 아마추어 기타연주자 단계가 어떨지 제 경험을 토대로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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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기타연주자 단계
1단계
전문 클래식기타 연주자 영상에 꽂혀서 기타 구입.
기타 튕긴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주 아주 즐거움.
혼자 집에서 한두 달 튕기다가 그냥 접든지. 아니면 동네학원등록
2단계
동네 학원 등록하고서 신세계를 경험. 선생님이 원생들 홀리는 레파토리에 빠지면 3,4개월 다니게 됨.
연주하기 귀찮아하는 선생님의 경우 레파토리 연주해 주는 쥬크박스 학원생이 상시대기할 수도 있음.
카르카시부터, 점점 바로크, 로맨틱, 현대곡 등 레파토리가 무궁무진하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됨.
(만약 선생님 실력이 그저그러면 3개월 후 긴가민가하면서 그만두는 경우도 있음.)
3단계
3개월간 카르카시와 함께, 흥미유도 겸 로망스 등 연주함.
하지만 좀처럼 돌아가지 않는 손가락에 좌절하는 경우 발생.
슬슬 돈이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이 정도 기본자세만 배우면 혼자 동영상 보며 독학할 수도 있겠다는 맘이 생김.
하지만 선생님이 숨겨왔던 비장의 무기 - 고가의 올솔리드 기타 - 소리를 듣는 순간 3개월 더 연장하게 됨.
이때 올솔리드 기타에 꽂히면 기어코 구입하게 됨.
(이 순간이 아마추어 연주자에게 있어 가장 황홀한 순간. 새 기타의 향기에 취해 한 달 정도는 만족감에 휩싸임)
그리고, 남들과 달리 실력향상이 빠르다는 달콤한 칭찬에 6개월 수강 달성.
4단계
6개월 ~ 1년 정도 다니면 슬슬 지겨워짐.
기타에 대한 느낌도 처음처럼 상큼하지가 않음.
많은 사람들이 난 전공생이 아니고 아마추어로 즐길 거라는 생각과 함께 독학으로 돌아감.
하지만, 독학이 예전 학원 다닐 때 처럼 연주하기가 쉽지 않음. 기타 잡기도 귀찮아짐. 그나마 있던 실력 퇴보.
기타 만지는 것보다 그냥 누워서 TV 보는 게 편해지면서 기타도 노동이라는 걸 깨달음.
5단계
바빠서 기타 만진지는 오래 됐는데 귀는 클래식기타 소리를 원하고 있음.
음반이며 영상들 탐독, 음악 들으며 대리만족함.
음반에 빠지면 클래식기타 음악은 위대하며 그 소리는 무엇보다도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음악은 멀리하게 될 수도 있음.
또 영상, 음반에 꽂혀서 다시 기타 잡음.
손가락이 굳은 것에 한탄함... (이 중 일부는 다시 학원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음)
6단계
꽂힌 음악연주를 하기 위해 기타줄 새로 갈고 독학열공.
근데 1년 정도 배운 실력으로 한 곡 완주한다는 게 택도 없음을 뼈저리게 느낌.
연습곡이냐, 연주곡이냐 갈팡질팡함. 기타줄 고민도 해보고, 손톱 고민도 해보고...
까페 인간들도 아마추어인데 다들 뭘 하길래 저렇게 잘 연주하는지 한탄,...
(이 중 일부는 동호회 활동 시작)
7단계
혼자 혹은 동호회로 실력 업그레이드 위해 꾸준히 연습하지만...
좀처럼 실력 안 늠. 문득... 내가 일 안하고 뭔 짓 하는 건가 하는 고통, 번민, 번뇌...
세상엔 쉬운 게 하나도 없다고 되뇌며...
비싸게 산 올솔리드 기타를 깨끗히 닦아 다시 케이스에 고이 뉘어 놓고
'이렇게 기타를 멀리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을' 이라고 인생의 깨달음을 얻음.
8단계
5단계 부터 7단계 다시 반복...
9단계
8단계 반복을 대락 30-40번하면 10년이 지나감. 근데 10년 후엔 기타 실력이 나도 모르게 조금 발전해 있음.
10단계
간만에 실력이 늘었음에 감사해하며, 그동안 어려워서 미뤄 두었던 곡들을 연주해 봄.
막혔던 부분들이 연주가 됨... 기쁨
나이를 헛되이 먹지 않았음에 기뻐함. 그리고 기타가 평생 같이 갈 친구이구나 하며 막 사랑해 줌.
클래식기타 뿐 아니라 다른 악기도 다른 음악도 다 좋구나 하며 마음이 너그러워짐. 기타 덕분에 인격도 향상?
끝
[출처] 아마츄어기타 연주 단계 (클래식기타 애호가 모임) |작성자 아이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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