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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로의 이사 - 옛날 하이텔 통신 시절 읽었던 야그

볕좋은마당 2010. 3. 10. 10:40

 

8월 12일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산맥의 줄기는 위풍당당하다.

빌어먹을 광주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눈이 어서 왔으면~
 
10월 14일
이 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을 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칭찬을 아낄수가 없었다.
나에게 이곳은 천국이다.

난 이곳을 사랑한다.
 
11월 11일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동물을 잡으려는 사람들은 이해 할 수가 없다.(야만인들!!)
이제 곧 눈이 온다는데... 빨리 왔으면.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신의 선물.
아! 정말 기다려진다.
 
12월 2일
야호~* 간밤에 눈이 왔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있었다..
마치 한폭의 풍경화 같았다.

저렇게 아름다운 눈을 쓸어내는 사람들을 이해할수 없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다가 우리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그 눈으로 난 눈싸움을 했다.

눈을 몰아준 제설차 아저씨는 정말 고마운 분이시다..  
아~ 얼마나 낭만적인 곳인가.

이곳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12월 12일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제설차가 또 집앞으로 눈을 몰았다.
집앞의 눈을 쓸어내느라 좀 피곤하다.
그래도, 아름다운 곳이다.
 
12월 19일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버렸다.
그 놈의 제설차는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월 22일
하얀 똥덩어리(-_-;;)가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가 손에 물집이 생겼다.
이 놈의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다 치우니까 나타났다.
아무래두 지들끼리 짠것같다.
화가난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라구? 빌어먹을!
간밤에 눈이 더 왔다.
빌어먹을 놈의 제설차는 내가 눈을 다 치울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앞으로 잔뜩 밀어놓고 가버린다.
개눔쉬키~!!(이런.. 욕이 아니에요~* 애교로 넘어가세요.)
소금을 잔뜩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좀체 머리를 쓰질 않는다.
 
12월 27일
간밤에 더 많은 하얀 똥덩어리들이 쌓였다!!(어무이~!!)
제설차가 지나갈 때마다 나와서 삽질한것 빼고는 한일이없다.
도대체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자동차가 하얀 똥덩어리 속에 파묻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기예보는 또 그것들이 30cm가량 몰려온다고 했다.
30cm면 삽질을 얼마나 더 해야하나??

우째 이런일이~
 
12월 28일                    

일기예보가 틀렸다... 빌어먹을!!
하얀 똥덩어리가 무려 1m나 더 온 것이다.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에나 다 녹을 것 같다.
제설차가 눈에 파묻혀 운전수 놈이 우리집에 와서 삽을 빌려 달랜다.
그 놈이 밀어놓은 눈 치우다 삽을 6개나 부러뜨렸다고 얘기해 주고.
마지막 삽자루는 그 놈을 패면서 부러뜨렸다!!

이제야 속이 후련타~
 
1월 4일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얼마만의 외출이던가!!
가게에 가서 비상식량(?)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빌어먹을 사슴놈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차가 망가졌다..
수리비가 200만원이나 나왔다.
저 망할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지난 11월에 사냥꾼들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3월 3일
지난 겨울에 그 놈들이 얼마나 소금을 뿌려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제설차로 밀어야지 도대체 왜 소금을 사용해서

차를 이모양으로 만들어 놓냔 말이다.
정말 도대체 신도 포기한 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5월 10일
드디어 부산으로 이사를 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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