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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세 연주회

볕좋은마당 2023. 5. 28. 13:19

'귀호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완벽한 테크닉과 동글동글 영롱한 음색, 듣는 이를 감동에 빠뜨리는 아름다운 표현... 국내 젊은 연주자들이 내뿜는 아우라와 발군의 기량으로 언제부턴가 외국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에 크게 관심이 가지 않게 되었다. 
 
몇 년 전이었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서초동 파O티타라는 작은 연주홀에서 김진세의 연주를 처음 보았다. 당시엔 아마도 유학 중 귀국한 학생 신분이었을 텐데, 특이하게도 티켓 값은 후불제였다. 아직은 생소한 이름이었고, 후불제로 하는 연주자 또한 처음이었다.
 
그때의  레퍼토리는 왼손을 저렇게 혹사해도 괜찮을까 보는 사람이 다 걱정할 정도의 난곡들이었다. 그럼에도 이전에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완벽함으로 청중을 매료시켰던, 그래서 나올 때 대형 연주회장의 R석에 해당하는 비용을 기쁜 마음으로  쾌척하게 한 청년 연주자였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유튜브, 팟캐스트, 또한 방송에서도 볼 수 있는 국내 대표 격의 연주자로 자리매김하였고 앞서 언급했듯 굳이 외국 연주자를 보러 갈 필요 없게 만드는, 믿고 보는 기타리스트가 되었다.
 
프로그램에 Granados의 Valses Poeticos가 보여서 그중 좋은 거 골라 두세 개 하겠지 생각했다. 능력 있는 연주자는 맞지만 매주 열리는 구청 주최 일반(?) 음악회에서까지 굳이 다 할 필요는 없는, 게다가 프로에게도 그리 만만한 곡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웬걸! 그 긴 전곡을 다 연주했다. 곡 자체의 아름다움에 더해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강렬한 자신만의 음색으로 금요일 저녁을 장식했고, 그렇게 객석은 기타 음악에 흠뻑 적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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