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나의 연주

Balletto by Manuel M. Ponce

볕좋은마당 2022. 2. 15. 22:29

Ponce의 곡은 듣기에 너어~무 좋은 게 많지만, 연주의 난도가 듣기 좋은 정도를 훨씬 넘어서니... 만만한 곡 하나가 없다.

 

Andres Segovia가 1976년 Alhambra 궁전에서 찍은 다큐멘터리 <The Song of the Guitar>에 Ponce의 Prelude in E와 짝을 맞춘 듯 이 곡의 연주가 들어 있다. '꾸덕꾸덕한' Segovia의 연주를 인상 깊게 본 게 벌써 1980년대 후반~1990년대였으니, 벌써 세월이...

 

C# Minor인 앞 뒤 부분은 가슴을 울릴 정도로 귀에 꽂히는데, 중간에 들어간 A Major가 그때는 너무 썰렁하게 들려서 오랫동안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섣불리 시작하기엔 왼손 운지의 어려움도 있었고... 그러다 슬슬 해보려고 악보를 펴니 이번엔 또 연주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하는 음들이 있어서 기준을 잡을 수 없었다. (이렇게 여러 버전이 있는 건 Prelude in E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참에 아예 악보를 다시 그리고 운지를 새로 달았다. 사람마다 다른 연주에서 적당히 버리고 취하며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물론 #이 네 개인 C# Minor나 E Major 곡들은 워낙 다양한 운지가 가능하니 누구든 자기만의 Knowhow를 동원하여 '묘수'를 찾으면 된다. 실제 유튜브에서 보면 열이면 열 같은 운지를 보기 힘들 정도다.     

 

아, 그리고 이번 녹음은 강원도 어느 콘도의 텅 빈 방에서 했다. 대개의 가정에선 옷과 이불, 침대와 소파 같은 온갖 물건들과 잡동사니가 소리를 흡수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방은 울림이 좋아 이를 활용해보겠다고 악기와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갔다. 사방 벽면에 아무것도 없으니 울림은 풍부한데, 많은 음이 동시에 나오는 곡은 너무 '벙벙'거려서 그런 방은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겠다. 

 

<Balletto> by Manuel Maria Ponce              (Recorded on February 15, 2022)   

사용 악기와 줄: Manuel Contreras 25th Anniversary & D'Addario ProArte Carbon EJ46FF

Ponce_Balletto KKS.pdf
0.05MB

* 악보에서 C.1을 C.2로 잘못 넣은 것을 발견하여 2022-11-16에 수정 후 다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