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코너에 올릴까 하다가... 최근 들어 연습과 담을 쌓은 Sunny Quartet의 나태함에 경종(!)을 울리고자 이곳에 올리기로 결정. ㅋㅋ
오래전부터 평창에 가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부산하게 준비해 떠날 줄은 미처 몰랐다. 어찌 보면 오래오래 계획하면서 진을 빼는 것보다 갑작스러운 실행도 나름대로 잔재미가 있다.
아래는 평창에서 아침 정경으로 찍어 보내온 사진들이다. 북극점과 일곱 번의 히말라야 원정을 한 유명 산악인이자, 방송다큐작가이며 영상촬영전문가이며 사진작가이신 주인장 정용권 님의 손길에서 프로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뒤에 희미하게 보이는 돔 안에서 난로를 피우고 와인을 마시며 삼겹살과 만두와 라면으로 (언제나 그랬듯) 과식의 밤을 보냈다.
서울에는 이미 개나리가 나왔다 들어가고 벚꽃도 꽃비로 다 내려 흩어졌지만 평창에선 이제 개나리가 막 터지고 있었다. 서울보다 최소 3주~한 달은 봄이 늦게 오는 곳이다.
수다와 먹방으로 밤을 지낸 돔이 뒤로 보인다.
우리의 숙소는 요즘 유행하는 'Retro' 감성에 맞는 곳이었고 넓은 밭 아래에 있는 근사한 집은 주인장이 살고 있는 속칭 '관리동'이다. 물론 다음 날엔 아침부터 우리가 점령하다시피 했지만... (여기까지가 주인장이 찍어 보낸 사진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KTX가 개통되어 청량리역에서 불과 1시간 10분 뒤 평창역에 도착했다. 거리가 멀어 웬만해선 엄두를 못 냈던 곳이 이렇게 가까워졌다.
역 앞에 주차된 많은 차 중에서 우리가 타고 갈 (아주~ 오래된) Jeep Wrangler. 주인장께서 차 열쇠와 함께 차를 버려두다시피 해서 우리가 잘 이용할 수 있었다. 언제 멈춰 설지 모르는, 그야말로 야생(?)임을 뽐내는 엔진소리에 엄청 밀리는 브레이크가 매력이었다. ㅜ.ㅜ 실내는 물론 더욱 '야생'적이었고, 뭔가가 갑자기 고장 날지 모르는 '우연의 설렘'도 마구 느껴졌다. 그런 불안한 차였지만 어쨌든 우리 손에 들어온 덕에 장평에 가서 메밀국수도 먹고 이효석문학관도 방문했다. 돌아오는 길에 장을 보러 마트에 들렀다가 결국 시동이 안 걸리는 난감한 일을 만났다. 근처에서 기웃거리며 참견하던 아저씨의 차를 붙잡아 Jump Cable로 겨우 시동을 걸어 숙소로 돌아오는 데 성공.
오래된 농가를 손봐서 숙소로 쓰는 터라 곳곳에 1960년대의 풍물이 남아 있었다. 그야말로 까마득한 어린 시절에나 경험한 부뚜막과 가마솥 앞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떨었다. (요즘 세대는 부뚜막을 설명해 줘야 안다는, 그래서 이런 체험이 필요하다는 매우 '꼰대'스러운 탄식도 섞여 나왔다.ㅎㅎ) 장작을 너무 땐 나머지 구들장이 뜨거워 잠에서 열두 번도 더 깬 부작용도 있었다. 멋모르고 방에 들어왔던 개미들은 엄청난 열기로 모두 장렬히 사망!
시골의 1박을 가볍게 하고 대충 쉬다가 올 생각이었는데, 굳이 짐 되게 기타 네 대를 들고 이고 지고 갔던 이유가 바로 아래의 '호텔식 조식'이다. 여태껏 안 하던 연습을 왜 하필 쉬러 가서 하느냐고, 악기를 갖고 가는 걸 극구 반대했지만 호텔 조식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마눌님이 유+한 부부의 명민한 공략(?)에 맥없이 무너졌다. 결국 유쉐프+한보조의 솜씨로 이런 럭셔리한 조식이 차려졌고, 그 뒤엔 아무도 악기를 들고 가서 힘들었느니 어쨌느니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ㅎㅎ
여기저기 흩어져 낮잠을 즐기고 나서 도대체 얼마만인지 모르는 연습을 시작했다. 새로 만든 악보를 던져 주고 '동물실험'도 겸하는 자리다. ㅋ
앞서 언급했듯 강원도, 그것도 해발 700미터여서인지 상록수를 빼고는 아직 푸른 잎은 잘 보이지 않고 그나마 진달래와 개나리가 조금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아득하게 펼쳐진 산 위로 지는 해를 매일 감상할 수 있는 집이다. 역광에서 플래시를 터뜨려 해와 인물이 다 나오도록 찍은 주인장의 솜씨.
평소 엄청난 연습을 하는 Quartet인 듯한 포즈로... 일몰을 정면으로 대하고 플래시로 얼굴을 밝힌 사진.
마침 주인장의 동네 후배가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에 놓을 빨간 의자를 만들어 왔다. 착석식은 우리가 낼름! ㅎㅎ
저녁 기차로 귀경하여 악기와 짐을 들고 휘적휘적 집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연습하고 가잔다. 아 웬 호들갑이냐고 구박했지만 결국 이기지 못하고 우리의 아지트인 공원 테라스에 올라가 오밤중 연습을 했다. 누가 보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에 매진하는 중주단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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