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방/나의 붓질

참 좋은 당신 2010-10

볕좋은마당 2010. 10. 31. 15:06

 

 

 

 

어제(10/30, 토) 오후 1시, 병록이에게 피아노 레슨을 해 주시는 선생님께서 결혼을 하셨다.  먼 길 불편한 교통을 마다 않고 레슨을 오셔서 늘 송구한 마음 뿐이라, 부족하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을 생각했다. 걸맞는 글감을 찾기가 쉽지는 않아서, 이리저리 많은 궁리와 연습 끝에 마감(?)에 겨우 댔다.

 

제목이라고 할 수 있는 '참 좋은 당신' 부분은 나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요리조리 꼬깃꼬깃 집어 넣어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 본 것이다. 획과 결구와 구성 모두 철저히 의도적이고 계산된 거지만 보는 사람이 미처 의도를 알아차리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워야 할텐데...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세상에 없던 뭔가를 새로 만들어 낸다는 것, 그것도 뭇 사람들이 볼 때 부자연스러움 보다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애꿎은 종이만 수십 장도 넘게 소비하다 보니 어설픈 창작이고 뭐고 그냥 전통적인 궁체나 판본체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실제로는 자신도 모르게 자꾸 그쪽으로 기울어 가기도 했고... 예술의 역사에서 자기만의 세계와 새로운 체계를 개발한 사람들은 역시 충분히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은 가을이었다.

 

글에서 보듯 상대방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행복하고 즐거운 결혼 생활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