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uerdos de la Alhambra + When I Dream
우연하게 이 사건(!)에 엮였다. 처음엔 <When I dream>의 반주를 부탁받았다. 반주 한 곡 정도는 별로 부담이 안될 것 같았고, 그런 무대에 불러주니 내가 오히려 영광이었다. 그런데 추가로 독주도 하라고... ㅡ.ㅡ;;
망설이다가 결국엔 고른 게 <Recuerdos de la Alhambra>! 지휘자인 전성수 선생님과 짧은 얘기를 나누면서 연주자의 욕심보다는 청중이 듣기 좋은 쪽으로 결정한 것이다. 곡 선정엔 늘 이런 고민이 따르기 마련이다. 내가 좋은 거 하다간 청중이 졸겠고, 청중이 좋아할 만한 건 내가 하기 싫을 테고...
그래서 누구에게나 친근한 <Recuerdos de la Alhambra>를 하기로 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위험천만한 선곡이 되겠다. 친근한 곡이란 연주자가 서툴게 하거나 틀린 부분을 사람들이 다 알아본다는 사실과 통한다. 시간이 갈수록 내가 왜 이걸 선택했나 잠시 후회도 되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밀고 갔다. 생각해 보니 수많은 무대에 섰음에도 이 곡은 사실상 처음 하는 셈이다. (떨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대는 무대라서 처음 버벅거린 부분은 도돌이를 하고도 만회를 못하고 또 버벅거렸다.ㅜ.ㅜ)
Tremolo는 언뜻 쉬운 것 같으면서도 며칠이라도 꾸준히 하던 상태가 아니면 팔 근육의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도 연습한다고는 했는데, 막상 관객석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여중생들의 소음과 어수선함 속에서는 평소 연습처럼 될 리가 없었다. 더구나 마이크를 쓰다 보니 미세한 시간차로 전해지는 스피커의 울림이 열심히 터치를 해대는 손가락 끝과 부조화를 이루는 거다. 대신 저음을 좀 더 빵빵 때리면서 과장된 효과는 좀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녹화된 소리를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악기->마이크->앰프->스피커->캠코더마이크를 거치며 실황의 소리와는 영 동떨어지게 되었다는...ㅜ.ㅜ
<Recuerdos de la Alhambra> by F. Tarrega
<When I dream>은 원래 기타 두 대의 반주로 여자 가수가 부른 노래. 이것이 Soprano, Mezzo-Soprano, Alto의 3성과 피아노 반주로 편곡되었고, 당연히 난 피아노 반주 악보를 건네받았다. 피아노와 똑같진 않겠지만 이리저리 두드려 맞추면서 원곡은 최대한 살리되 몇몇 부분은 살짝 기타스럽게(?) 만들었다. 나도 바쁘고 해서 실제 맞춰 본 것은 두세 번 정도인데 그래도 실황에선 무난하게 잘 넘어갔다. ^^;;
<When I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