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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오후의 기타>

볕좋은마당 2019. 6. 9. 21:57

한창 낚시를 다니던 시절, 낚시계의 원로 한 분이 쓴 낚시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었다. 평생 낚시를 해 온 분 답게 온갖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고, 낚시꾼이라면 한번쯤은 가졌을 만한 여러 심상(心狀)을 잘 표현하여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키득거리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민물고기를 잡아와 어항에 넣어 기르던 시기엔 또한 민물고기에 대한 에세이집을 읽으며 즐거워했고, (지금은 쉬고 있지만) 한창 글씨를 쓸 때엔 유명 서예가가 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서예에 대한 천착과 깊은 예술혼에 숙연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과문한 탓인지 기타 교본이나 주법을 설명한 책 말고는 (클래식)기타 쪽의 에세이집은 잘 보이지 않는다. 대학생 때였던가, 기타계 원로 어느 분이 쓴 '한국 기타계의 뒷이야기' 류의 에세이집을 읽어본 적은 있다. 오래되어 책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김용대 선생님이 사모님을 만나게 된 사연도 들어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최근 <오후의 기타>라는 에세이집이 나온 것을 알고는 바로 구입했다. 결론적으로... 아주 재미있다. (스포일러 방지! ㅋ) 현충일엔 제사로 고향에 내려갔다 오고 다음날 바로 1박 2일 MT를 다녀와서 무척 피곤했음에도 공원에 돗자리 깔고 뒹굴거리며 다 읽었다. 공원에 온 후배들과 먹방에 수다를 떨면서도 말이다. 재미있고도 쉬우며, 200% 공감이 가는 얘기가 그득하니 술술 읽혀서 한 나절만에 끝냈다. 무릇 기타를 배우고 있거나, 연주를 더 잘하고 싶거나, 조금이라도 기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기막히게 멋진' 시를 스캔하여 올린다. 이제보니 난 기타를 연습한 게 아니라 숨겨둔 정부를 만나 바람을 피워왔던 것이다. ㅋㅋ


 

관련 기사 링크: 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31

필자의 연주: https://youtu.be/IgXvoUj8PPk